조용한 여름

 


 

 

2005/16 mm/ 90minutes

사회의 주변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고독과 그들이 안고 있는 역사적 배경을 추적한 영화로, 일본인 감독 후지타 슈헤이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4년에 걸쳐 대만에서 완성되었다. 일본인 청년 슈지는 고향에 유골을 뿌려 달라는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대만을 방문한다. 어머니의 고향을 찾아가는 동안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 가운데 필리핀에서 건너온 노동자 레나토와 학원에서 중국인을 가르치는 나이든 왕 선생이 있다. 나이와 인종이 다르지만 고독한 생활을 하는 세 사람의 모습을 영화는 넘치지 않는 사실적인 묘사로 포착한다. 거리와 지하철과 방과 직장에서 혼자 있는 그들을 담은 화면에는 외로움이 묻어나고, 그 여운이 동시대적인 공감을 자극한다.


 동시에 그들은 가족 혹은 뒷 세대들에게 전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안고 있다. 슈지는 어머니가 자란 곳에서 그녀의 가족사를 듣고, 은퇴한 군인인 왕 선생은 과거의 체험을 슈지에게 전한다. 그것은 분명 대만에 거주한 일본인과 중국에서 건너온 대륙인의 역사이지만, 격변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아시아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과거의 기억이다. 그렇게, 변경을 살아가는 개인의 역사는 작은 목소리로 타인에게 전달된다. 상실감, 고독, 사라져 가는 과거에 대해, 그리고 이를 견뎌내는 연민과 동료의식에 대해,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느끼게 해주는 영화.
 
 
 written by 권용민, 10th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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